내 신앙의 뿌리는 어디에 내려야 하나?  

화암(和庵)  김 호 성

내가 천도교를 신앙해온 햇수가 벌써 40년이나 되었다. 40년 동안의 신앙생활이 나에게 남겨준 것은 무엇일까? 이제 60고개를 눈앞에 바라보면서 스스로를 한번 돌아보게 된다. 나는 그동안 여러 선배님들의 가르침을 참고하고 천도교 관련 서적들을 두루 살펴보면서 천도교 진리의 핵심을 깨달아 보려고 노력해 왔다. 천도교 진리를 알려고 노력하는 공부만큼 나에게 있어서 흥미롭고 재미있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이는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 우리 천도교인들 대부분이 마찬가지일 것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마음과 정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천도교의 교세는 날로 위축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과연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 것일까?

나는 지금 천도교단의 신앙조직체계가 천도교의 교리나 수행체계의 특성 등을 생각해 볼 때 무언가 부적절한 구조로 되어있다는 생각을 최근에 하게 되었다. 지금 천도교의 조직은 연원조직과 교구조직으로 이원화 되어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연원조직을 중심으로 교단의 중요한 일들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과연 지금의 천도교인들은 자신이 소속한 연원의 대표를 정신적인 지도자로 생각하면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것일까? 아마도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연원의 대표자께서 평소에 소속 교인들에게 신앙생활에 필요한 지도를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알기로는 지금 대부분의 천도교인들은 교구에서 천도교 신앙생활에 필요한 지도를 받기 보다는 수도원에 가서 천도교 신앙생활의 기본을 직접 체험하고 가르침을 받은 후에 진실한 천도교인으로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수도원에 가보지 않은 천도교인들 중에서 천도교 신앙의 참맛을 알면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분은 아직 한분도 본 기억이 없는 것 같다. 결국 천도교 신앙생활의 기초는 수도원을 통해서 확립된다고 하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천도교 신앙생활에 있어서 이렇게 중요한 곳이 수도원인데도 불구하고 지금 수도원 운영실태가 부실하기 그지없는 것은 천도교단의 운수가 아직도 쇠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과 가장 큰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천도교 교단조직의 중심에 천도교수도원이 자리 잡아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천도교의 모든 교직자 양성은 천도교수도원에서 담당해야만 한다고 본다. 그리고 모든 천도교인들은 집에서 가까운 천도교수도원을 중심으로 신앙생활을 하면 된다고 본다. 시일식도 수도원에서 봉행하면 된다. 수도원은 도심과 산중에 각각 설립해서 교인들이 편리한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 전국의 모든 수도원은 총부에서 직접 관리하고 수도원장과 수도원에 근무하는 교직자들은 모두 총부에서 급여를 지급한다. 그렇게 되면 지금의 교구조직은 폐지되고 수도원장을 중심으로 하는 정신적인 교화조직만이 남게 되는 데 이 조직이 지금의 연원조직을 대신하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전국의 수도원을 매개체로 하여 천도교단의 모든 조직은 중앙총부로 집결되게 되는 것이다. 천도교 교령은 전국 수도원장 회의에서 가장 도력이 높으신 분으로 선출하면 되는 것이다.

이상과 같이 천도교 교단조직을 혁신하게 된다면 지금까지 천도교단 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연원제도 및 교구운영상의 여러 가지 부조리한 문제점들이 말끔하게 해소되고 천도교단이 순수한 종교집단으로서의 모습을 갖출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천도교는 무극대도이다. 무극대도는 수도연성을 통해서 단련하는 도이다. 그렇기 때문에 천도교 신앙의 기본은 수도장에서 확립된다고 볼 수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전국에 설립되어 있는 천도교당은 천도교수도원으로 그 구조를 바꿀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천도교수도원은 그 수를 대폭 줄이더라도 환경이 좋은 지역에 제대로 시설을 갖추고 수도원장과 교역자를 상주시키면서 운영하여야만 될 것이다. 이러한 변신이 없이는 천도교단의 중흥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천도교가 후천개벽을 위한 미래종교로 확실하게 자리 잡기 위해서는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면서도 무극대도의 본질에 충실한 새로운 교단조직을 갖추는 일에 모든 천도교인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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