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대들은 수심정기를 아는가? "  

화암(和菴) 김 호성

모시고 안녕하십니까? 입춘이 지나고 전국적으로 봄비가 촉촉이 내렸습니다. 이제 바야흐로 대지에는 봄기운이 본격적으로 감돌기 시작했습니다. 봄기운 하면 생각나는 수운 대신사님의 말씀이 있습니다. 바로 “심화기화 이대춘화 하라.” 하신 말씀입니다. 이 말씀의 의미는 우리들 마음을 화하게 하고 기운을 화하게 하여 봄기운 같이 화하기를 기다리라는 말씀입니다.

심화기화를 다른 말씀으로 표현한 것이 바로 수심정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수심정기 하는 법이 바로 심화기화 하는 법이기 때문입니다.

해월신사께서는 수심정기 하는 법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수심정기 하는 법은 효·제·온·공이니 이 마음 보호하기를 갓난아이 보호하는 것같이 하며, 늘 조용하여 성내는 마음이 일어나지 않게 하고 늘 깨어 혼미한 마음이 없게 함이 옳으니라.”  여기에서

효(孝)라고 하는 것은 부모님의 은혜를 알고 그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 지극한 정성으로 부모님을 섬기는 마음입니다.
제(悌)라고 하는 것은 자기보다 손위 사람을 공손하게 받드는 마음입니다.
온(溫)이라고 하는 것은 자기보다 손아래 사람을 따뜻하고 부드럽게 보살피는 마음입니다.
공(恭)이라고 하는 것은 매사에 삼가하고 조심하는 마음입니다.

이러한 네 가지 마음을 항상 간직하고 보호하기를 갓난아기 보호하듯이 하여야만 하고, 항상 조용하고 고요하게 맑은 마음을 유지하여야만 수심정기를 제대로 할 수가 있다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수도자세는 바로 심화기화 하는 방법이기도 한 것입니다. 따라서 심화기화는 수심정기와 같은 경지를 의미한다고 생각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천도교인들이 천도교 신앙생활을 하면서 제대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느냐 아니냐 하는 것은 천도교인들이 수심정기를 제대로 아느냐 모르느냐로 판단하는 것이 가장 정확한 척도라고 생각합니다.

해월신사께서 말씀하시기를 “그대들은 수심정기를 아는가. 능히 수심정기 하는 법을 알게 되면 성인되기가 무엇이 어려울 것인가. 수심정기는 모든 어려운 가운데 제일 어려운 것이니라. 비록 잠잘 때라도 능히 다른 사람이 나고 드는 것을 알고, 능히 다른 사람이 말하고 웃는 것을 들을 수가 있어야 가히 수심정기라고 말할 수가 있는 것이니라.”

이 말씀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 되면 수심정기야 말로 우리 천도교인들이 잠시도 잊지 않고 생각해야만 하는 천도교 수도의 요체라고 말씀드릴 수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 천도교인들 가운데 얼마나 많은 분들이 이 수심정기의 경지를 체험하고 깨달았다고 생각하십니까?

해월신사께서 말씀하시기를 “수심정기 네 글자는 천지가 운절되는 기운을 다시 보충하는 것이니라. 경에 말씀하시기를 「인의예지는 옛 성인의 가르친 바요, 수심정기는 오직 내가 다시 정한 것이라」하셨으니, 만일 수심정기가 아니면 인의예지의 도를 실천하기가 어려운 것이니라. 내 눈을 붙이기 전에 어찌 감히 수운 대선생님의 가르치심을 잊으리오. 삼가서 조심하기를 밤낮이 없게 하느니라.”

이 말씀의 의미는 수심정기는 모든 도덕의 근본이 되는 경지로서 수심정기가 되어야만 천지 즉 한울님과 하나로 기운이 통할 수가 있고 인의예지의 도덕을 제대로 실천할 수 있는 인격을 갖출 수가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수심정기를 하는데 있어서 가장 근본이 되는 이치는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해월신사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 마음을 공경치 않는 것은 천지를 공경치 않는 것이요, 내 마음이 편안치 않은 것은 천지가 편안치 않은 것이니라. 내 마음을 공경치 아니하고 내 마음을 편안치 못하게 하는 것은 천지부모에게 오래도록 순종치 않는 것이니, 이는 불효한 일과 다름이 없느니라. 천지부모의 뜻을 거슬리는 것은 불효가 이에서 더 큰 것이 없으니 경계하고 삼가하라.”

이와 같이 해월신사께서는 내 마음을 공경하는 것이 수심정기의 기본이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왜냐하면 해월신사께서는 참된 마음을 한울님으로 생각하셨기 때문입니다.

해월신사께서 말씀하시기를 “몸은 심령의 집이요 심령은 몸의 주인이니, 심령이 있음으로써 일신의 안정이 되는 것이요, 욕념이 있음으로써 일신의 요란이 되는 것이니라. 심령은 오직 한울이니, 높아서 위가 없고 커서 끝이 없으며, 신령하고 호탕하며 일에 임하여 밝게 알고 물건을 대함에 공손하니라. 생각을 하면 한울 이치를 얻을 것이요 생각을 하지 않으면 많은 이치를 얻지 못할 것이니, 심령이 생각하는 것이요, 육관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니라. 심령으로 그 심령을 밝히면 현묘한 이치와 무궁한 조화를 가히 얻어 쓸 수 있으니, 쓰면 우주 사이에 차고 폐하면 한 쌀알 가운데도 감추어지느니라.”

이 말씀의 의미는 심령이란 한울님의 마음으로서 이 한울님의 마음이 바로 우리 몸의 주인이 되는 것이고, 우리가 한울님의 마음을 간직함으로써 우리들 몸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가 있는 것이고 욕념이 생김으로 인해서 우리들 몸의 균형이 깨어지고 병이 생기게 되는 것이며, 한울님의 마음은 신령하고 호탕한 마음이기 때문에 한울님의 마음 상태에서 생각을 하게 되면 한울의 이치를 깨달을 수도 있고 또한 무궁한 조화의 능력도 얻어 쓸 수가 있다는 뜻입니다.

해월신사께서는 또 이런 말씀도 하셨습니다. “등불은 기름을 부은 뒤에라야 불빛이 환히 밝고, 거울은 수은을 칠한 뒤에라야 물건이 분명히 비치고, 그릇은 불에 녹아 단련된 뒤에라야 체질이 굳고 좋으며, 사람은 마음에 한울님의 가르침을 얻은 뒤에라야 뜻과 생각이 신령한 것이니라.”

이 말씀의 의미는 사람이 사람다운 사람 즉 한울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마음에 한울님의 가르침을 얻은 뒤에라야 비로소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마음에 한울님의 가르침을 얻기 위해서는 “지기금지원위대강”의 대강령이라고 하는 관문을 반드시 통과해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대강령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 몸속에 가득 차 있던 탁한 기운을 완전히 몰아내고 천지에 가득한 한울님의 맑은 기운으로 우리 몸을 다시 채우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야만 비로소 마음속으로 한울님의 가르침을 직접 받을 수가 있는 것입니다.

대강령을 체험한 분이라면 누구나 한울님의 가르침을 알게 되고 심화기화의 상태를 알게 되고 수심정기의 경지를 알게 되고 한울님의 마음이 어떠한 마음인지를 알게 되는 것입니다.

해월신사께서 말씀하시기를 “거울이 티끌에 가리우지 않으면 밝고, 저울에 물건을 더하지 않으면 평하고, 구슬이 진흙에 섞이지 않으면 빛나느니라. 사람의 성령은 한울의 일월과 같으니, 해가 중천에 이르면 만국이 자연히 밝고, 달이 중천에 이르면 천강이 자연히 빛나고, 성품이 중심에 이르면 백체가 자연히 편안하고, 영기가 중심에 이르면 만사가 자연히 신통한 것이니라.”

이 말씀의 의미는 대강령을 체험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만사가 자연히 신통하게 이루어지는 경험을 하게 되면 자연히 마음이 기쁘고 즐거워지며 흐뭇한 상태를 유지하게 됩니다.

해월사사께서 말씀하시기를 “마음이 기쁘고 즐겁지 않으면 한울이 감응치 아니하고, 마음이 언제나 기쁘고 즐거워야 한울이 언제나 감응하느니라. 내 마음을 내가 공경하면 한울이 또한 즐거워하느니라. 수심정기는 바로 천지를 내 마음에 가까이 하는 것이니, 참된 마음은 한울이 반드시 좋아하고 한울이 반드시 즐거워하느니라.”

해월신사께서 하신 말씀을 잘 음미해 보게 되면 결국 수심정기의 시작은 대강령으로부터 비롯된다는 점을 알 수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대강령이 되어야만 우리들의 마음이 비로소 참된 마음으로 변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대강령이라고 하는 과정은 다른 방법을 통해서는 체험하기가 어렵고 오직 주문수련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결국 수심정기를 하는 방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수단은 주문을 열심히 외우는 길 밖에는 다른 왕도가 없다는 점을 우리는 인정해야만 할 것입니다.

효제온공의 마음도 주문수련을 열심히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생기게 되는 것이고, 내 마음을 내가 공경하는 마음도 주문수련을 열심히 하게 되면 스스로 우러나게 되는 법입니다. 그리고 주문수련을 열심히 하게 되면 마음이 언제나 기쁘고 즐거워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주문수련을 열심히 하게 되면 마음이 자연스럽게 맑아지면서 참된 마음으로 저절로 변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천도교의 주문수련이야말로 그 어떠한 수련방법 보다도 수련의 효과가 뛰어나다고 자부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천도교의 주문수련은 주문을 열심히 외우는 가운데 바람직한 모든 것들이 저절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바로 이 점이 천도교가 그 어떠한 종교보다도 한울님의 뜻에 부합해서 세상을 바꾸어 나가는 데 있어서 가장 우수한 종교라고 말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천도교는 주문의 힘에 의해서 모든 일을 무위이화로 이루어나갈 수가 있는 종교입니다.

이제 새로운 한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습니다. 우리들 피부에 느껴지는 봄기운을 마음껏 즐기시면서 우리들 마음이 봄기운과 같이 심화기화가 되어서 수심정기 상태에 하루속히 들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금년에는 천도교인 모두가 한울님의 감응 속에서 언제나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할 수 있기를 기원하면서 이만 설교말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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