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도교 수련방

이름: 최동환 (cdh2151@korea.kr)
2007(포덕148년)/11/5(월)
궁을 영부를 보다  
 


★ 이 글의 주요 내용은 포덕 148(서기2007)년 11월호 천도교 신인간지에 게재되었습니다. 수정전 원문에 일부 내용을 추가 하였습니다. 수행하시는 분들에게 참고가 될까 해서 게시판에 올립니다. ★

각 수도원에서 하계수련이 한참 진행중이던 포덕148년 7월 나는 여름수련에 참여할 것인가 아니면 날 좋은 가을 날 수련을 할 것인가 생각하다가 가을이 오면 수도원에서 수련을 하기로 결정하였다. 여름이나 겨울철에 수련을 하게 되면 많은 교인들이 참여하는데다 날씨가 덥거나 추워서 수련이 잘 되지가 않았다. 그래서 한가한 10월 날씨 좋은 한가한 가을 날을 택하여 수련을 하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한가한 시간에 수련한다는 것도 문제가 있었다. 수도원마다 수련생이 거의 없어 식사 문제가 있고 또한 혼자서 수련을 하게 되는 부담도 있었다. 혼자서 수련하는 데에는 결심이 대단하여야 나태하지 않고 충실히 수련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9월13일 천도교 게시판 등 인터넷 홈페지에 같이 수련할 도우를 구하는 광고를 하였다. 한 두분만 같이 수련하게 되어도 좋을 터이다.

10월 3일부터 7일간이 되는 10월 9일까지 휴가를 4일 얻어 7일간의 수행을 할 수 있었다. 직장인으로서 7일간의 수도원 수련은 쉽지 않은 일이다. 10월 3일 인천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홍천까지는 2시간 10분이 소요되었으나 홍천에서 두촌면 천현2리 가리산 수도원에 들어 가는데는 버스편이 마땅하지 않아 오후 4시반이 되어서야 도착할 수 있었다. 가랑비를 맞으면서 1200여미터를 걸어 들어가니 고즈넉한 산골 마을에 가리산수도원이 있었다. 가리산 수도원에서는 포덕132년에 3일간 수련을 하였으니 16년이 흘러 많이도 변해 있었다.

조동원원장님의 모습도 세월따라 많이 연로하셨고 서너분 계시는 수련하시는 할머니들도 70대여서 안타까운 천도교 현실을 보는 것 같았다. 서로간에 인사를 하니 부산시교구에서 오신 젊은 이조옥동덕님이 천도교 게시판에 게시한 수련일정을 보고 참여할 결심을 하고 참여하셨다고 하였다. 또한 춘천교구에 조영재 동덕님도 오셨다.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수련생은 모두 열한분이었다. 나는 같이서 수련할 분이 계셔서 다행이다고 생각하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나는 수도 목적을 다시 한번 정리하였다. 첫째는 줄담배 피우는 것을 끊는 것이고, 둘째는 가족과 친지들의 무병 장수와 병마에 시달리는 직장동료의 부친과 친구를 위한 기도이고, 셋째는 한울님과 스승님과의 만남이었다.

저녁기도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기전 내일 새벽 4시 30분에 기상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심고하였다. 심고한대로 10월4일 새벽 4시 30분에 기상하여 5시 새벽기도를 모시고 수련에 들어 갔다. 나는 현송할 때는 강령주문 팔자만을 외우고 묵송할 때는 본주문 열석자만자만 외웠다. 심고는 “한울님! 스승님! 조상님의 성령이시어! 항상 올바른 길로 인도하여 주시어 맑고 밝은 마음으로  하나되게 하시어, 누구나 한울님을 모시고 영생을 알며 살게 하시며. 천도를 깨닫고 천덕을 쌓아 전하고 펴게 하시며,가난과 질병,전쟁과 환경오염의 고통에서 신음하는 사람들을 위하게 하시고, 평화로이 남북이 하나되게 하시며 지상천국을 건설하겠사오니 이루어 주소서! ........“라고 하며 질병으로 고통받는 분의 이름을 일일이 거명하며 회복되기를 기원했다.

그런데 아침에 산책하려다 보니 수도원 한쪽에 태극기와 궁을기가 나란히 게양되어 있었다. 마음에 거슬렸다. 보국안민을 주장한다할지라도 태극기 게양은 어색해 보였다. 중앙대교당, 수도원, 각 교구에 걸려 있는 태극기는 보수우익단체나 동사무소를 연상시킬 뿐이다. 태극기 대신 평화통일 상징기를 게양하든가 아니면 국기는 게양하지 않아야 좋을 듯하다. 보국안민의 정신으로 인류세계에 무슨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일까. 태극기 게양은 천도교에 어울리지 않는 것이다.

10월5일 셋째날 저녁 수련시 단전부터 시작하여 배가 진동을 하면서 온몸에 떨림이 오기 시작 했다. 나의 강령주문 외우는 소리만이 귓가에 맴돌았다. 목소리도 내 평시 목소리가 아니었다. 또 하나의 내가 있어 강령주문을 외우는 것 같았다. 한 시간 가량을 그렇게 강령에 몸과 마음을 내맡긴 체 있었다. 강령을 흔쾌히 모셔 본지가 오래 되었기 때문이었다.

10월 6일 넷째 날 주문을 외우면서 가족과 친지들을 일일이 떠올리며 건강과 장수와 건강회복을 기원했다. 눈시울이 뜨거워 졌다. 스승님들의 고단한 삶이 떠오르고 동학혁명으로 순도하신 선열님들, 동학혁명때 돌아가신 증조할아버님, 독립운동을 하시며 천도교를 한 마음으로 신앙하신 할아버님과 외할아버님 그리고 천도교를 열심히 하신 아버님, 어머님이 떠올랐다. 목이 메이기 시작했다. 살아가는 후손들, 뭇사람들이 DNA유전자 정보와 환경에 의하여 결정되어진 안타깝고 고달픈 삶을 살아가고 있음이 복바쳐 소리없는 울음이 되었다.

10월 7일 다섯째 날, 수련은 제법 잘 되었다. 잡념이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묵송할 때 주문외우는 사이사이로 헛된 단상들이 스치고 지나 갈뿐 망상과 고뇌를 일으키지는 않았다. 의문이 일어 났다. 후천개벽, 대기번복은 어느 때 어떻게 온다는 것일까. 공기의 변화라는 것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지구의 산소분포도가 바뀌는 것일까. 아니면 지구온난화로 일어 나는 환경 변화를 말하는 것일까. 수운대신사님이 “무병지난 지낸 후에 한울님께서 복록 정해 수명일랑 내게 비네“라고 말씀하시고, 의암성사님이 이신환성편에서 말씀하신 대기번복은 틀림없이 올터인데 어떻게 언제 오는 것일까. 느낌으로는 지금 진행중이란 생각이 들어 가나 생각이 미치지 못하였다. 또한 대신사님이 말씀하신 장생 즉 영생은 나의 무엇이 영생한다는 것일까. “무궁한 이 울 속에 무궁한 나”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나의 성령즉 심령이 영생한다는 것이리라. 내 몸에 모셔져 있는 성령 즉 심령 즉 한울님 지기(至氣)가 영생하는 것이리라

10월 8일 여섯째 날, 경전의 말씀들이 속속 머리 속에 잘 들어 왔다. 지기(至氣)로 지극히 충만하여 지극한 성인에 이른다는 논학문의 “지화지기 지어지성(至化至氣 至於至聖)”이라는 말씀과 함께 대인접물편의 “맑고 밝음이 있으면 그 아는 것이 신과 같으리니, 맑고 밝음이 몸에 있는 근본 마음 은 곧 도를 지극히 함에 다하는 것이니라“라는 말씀이 내 마음을 때렸다. 그리고 천도교의 장래는 잘 되어질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후천개벽운에 있어 21자 주문이 핵심이기 때문에 아마도 인류는 시천주 주문에서 살 길을 찾으리라 생각이 들었다.

다른 것은 잘 되고 있는데 금연을 하는 것이 문제였다. 가리산 수도원은 대대적으로 재건축을 하고 있어서 인부들이 항상 있어 작업하면서 담배를 피우기 때문에 나는 금연욕구를 참지 못하고 인부들에게 얻어 피우거나 먼 길을 걸어나와 담배를 사서 산책길에 피우곤 하였다. 여섯째 날이 되니 금연을 할 수 있는 의지가 생기기 시작하였으나 수련기간이 짧았다. 니코틴 중독이 심하게 되어서 금연의지가 생긴 것만으로도 만족하여야만 하였다.

10월 9일 일곱째 날, 오전 수련을 오직 한 생각으로 하였다. 일념(一念)의 순간들이었다. 일요일을 기해서 몇분이 떠나서 종법사를 지내신 혁암 조기주선생의 며느님으로서 아산교구에서 오신 사모님과 경주교구 소속 사모님, 수원교구에서 오신 사모님과 함께 수련을 하였다. 마음껏 주문을 외우리라 결심하고 강령주문을 현송하였다. 마음은 지극히 편안하고 덤덤하였다. 오전 수련이 끝나고 11시 기도식을 봉행하려고 할 즈음 강당의 궁을장을 보니 아주 묘한 현상이 나타났다. 궁을장에서 크기가 똑같은 은색 궁을장이 생겨서 맑은 물에 돌을 던졌을 때 파문이 일듯이 계속해서 생겨나 사라지고 생겨나 사라지곤 하였다. 궁을장이 있는 강당 벽면에는 온통 궁을장이 생겨나 사라지는 장면 뿐이었다. 11시 기도식을 봉행하고 난 뒤에도 그 장면은 계속되었다. 밖으로 나와 하늘을 보니 하늘은 푸르른 쪽색이었고 소나무. 잣나무 숲은 10월인데도 푸르기만 하였다. 다시 강당안으로 들어가 정좌하고 심고를 드렸다. 경주교구소속 사모님에게 단상에 무엇이 보이지 않는가 물으니 아무 것도 안 보인다는 것이었다. 다시 아산에서 오신 사모님에게 물어 보니 “마음 心”자가 여기도 저기도 수도없이 보인다는 것이었다. 마음은 지극히 편안하고 덤덤한 가운데 궁을영부를 보고 있었다. 11시부터 12시까지 한 시간 가량 그 현상은 지속되었다. “한울님과 스승님과 조상님이 나를 버리지 않았구나. 한울님과 스승님과 조상님의 성령이 나와 하나로 통하는구나.” 덤덤한 가운데 기쁨이 있었다. 가리산수도원을 내려오는 발걸음은 가벼웠다. 코스모스는 하늘거리고, 금잔화, 맨드라미핀 길가는 아름다웠고, 계곡물은 맑게 흐르고. 소나무, 잣나무는 파르르고, 푸르른 하늘에 태양은 빛나고 있었다.

포덕148년 10월 28일 시일날 모처럼 맑은 가을 기운을 느끼면서 중앙대교당에서 시일을 보았다. 시일식이 끝난 후 제183주년 수운대신사 탄신 경축음악회가 서울교구 주최로 진행되고 있었다. 단상을 보고 있으려니 대교당의 궁을장에서도 백색 궁을장이 빠르게 좌우로 나타나 사라지곤 하였다. 경축음악회가 끝나고 식사를 한 후 대교당 안으로 들어가 보니 실내등은 다 꺼저 어두운데도 궁을장에서 궁을장이 생겨나 사라지곤 하였다.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었다. 궁을영부는 살아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에 대하여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는다. 천도수행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초보적인 현상인 것이다.

포덕148년(서기2007) 11월 5일

해원 최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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